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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선교

람챠오로 가는 길, 양한갑선교사 편지

김진식2014.11.16 01:04조회 수 320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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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갑선교사 선교통신 88호

 

람챠오(RamThlo)로 가는 길

양곤에 도착한 이후부터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있었다.

벅찬 선교 일정에 차질이 없기를 기도했다.

주일예배를 드리고 양곤에 있는 미얀마 목회자들을 소집해서

하카(Hakha) 선교 후에 있을 메얀청(Mayanchaung) 선교에 대한 준비 사항들을 점검했다.

그런데 회의 중에 항공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월요일 비행기가 결항이 된다는 통보였다.

마닐라를 떠날 때부터 몸이 좋지 않았고, 토요일에 있었던 긴 여독과 곧바로 이어진 주일예배 인도로

에너지가 더 떨어진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특별한 쉼을 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담목사가 신속하게 움직여서 화요일 비행기를 예약했다.

월요일에도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오후에 다시 항공사로부터 화요일도 결항이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단순한 결항 사고로 생각했었는데,

결국 첫째날 집회를 할 수 없게 되자 사탄의 방해가 시작되었다는 확신이 들어 하카로 가는 길을 위해서 더 기도했다.

 

수요일 비행에 대한 결항 통보는 없었다. 출발 시간은 오전 6시였다.

그래서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짐을 챙겨서 공항으로 나갔다.

그런데 아담이 공항 안에서 사라졌다 나타났다, 사라졌다 나타났다 했다.

뭔가 잘못 된 표정이었다. 한 참 후에 아담이 돌아왔다.

공항 항공사 컴퓨터에는 우리 명단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리 저리 뛰어다녔지만 결국 6시 비행기를 탈 수가 없었다.

예약 종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항공사 직원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주었다.

마침 만델레이(Mandalay)로 가는 다른 항공이 있어서 9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예약할 수 있었다.

양곤 공항에서 3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지만, 칼라이미오로 갈 수 있게 되어 하나님께 깊은 감사를 드렸다.

 

만달레이에 도착해서 다시 3시간을 기다렸다가 칼라이미오 행 비행기를 탔다.

하늘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구름 두께가 장난이 아니었다.

경비행기였기 때문에 짙은 구름을 통과할 때마다 곧 추락할 것처럼 기체가 심하게 요동했다.

같은 높이에 있는 하카로 가는 길이 염려되었다. 칼라이미오에는 오후 3시 20분에 도착했다.

하카로부터 제임스목사가 대절한 차를 가지고 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산길 상황이 좋지 않아 곧바로 출발을 해야만 한다고 해서 서둘러 출발을 했다.

어둡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높은 곳에 도착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염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칼라이미오 공항에서 출발한 지 1시간 후부터 운전이 불가능할 정도 구름이 짙게 내려오고 있었다.

빗줄기는 점점 강해지기 시작했다. 흙길은 점점 미끄럼틀이 되어 갔고,

간간히 돌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곳이 많아 수 십 번 차를 세웠다가 다시 출발을 했다.

칼라이미오를 출발할 때 차에 붙어 있는 온도계는 영상 35도를 가리켰다.

그런데 출발 3시간 만에 온도계는 1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차를 세우고 가방에서 두꺼운 재킷들을 꺼내서 입었다.

아담목사는 나를 위해서 새로 구입한 털모자를 주었다.

그런데 머리보다 손이 시려서 장갑처럼 손을 덮었다.

 

너무 피곤했지만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차 순간에 수 백 미터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지면 이 짙은 구름 속에서

누가 우리를 구조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지난 5월에 방문했을 때 보다 도로는 더 망가져 있었다.

몇 시간 동안 계속 되는 흔들림 때문에 온 몸이 조각조각 깨지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제임스 목사가 차 안에서 건네 준 몇 가지 이야기는 모든 피곤을 날려버리게 했다.

이번 부흥회를 위해서 많은 하카의 어머니들이 3일 금식 기도를 하면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원래 람챠오(RamThlo)에서 이틀 동안 집회를 하기로 했지만,

항공기 결항으로 수요일 집회가 취소되어 하카 목회자들에게 하루를 양보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했다.

하카는 문제없이 3일 집회를 갖게 되었으니,

하루를 양보해주면 공평하게 람챠오에서 이틀, 하카에서 이틀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하카 목회자들이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해서 결국 람챠오에서는 하루만 집회를 하게 되었다고 아쉬워했다.

은혜를 더 받고 싶어서 두 마을이 줄다리기를 했다는 소식은 나에게는 큰 기쁨이 되었다.

그리고 하카의 어머니들이 3일 금식 기도를 하고 집회를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은 큰 힘이 되었다.

그들을 빨리 보고 싶었다.

 

람챠오(RamThlo)에 도착

드디어 람챠오에 도착했다. 람챠오 역시 구름 속에 갇혀 있었고 가랑비 역시 계속 내리고 있었다.

새벽 1시였다.

새벽 4시에 양곤 숙소를 출발해서 람챠오까지 21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온 셈이었다.

숙소는 집회 장소가 될 침례교회였다. 주일학교 교실에 잠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씻을 물도 없었다. 자리에 누우니 천장이 빙빙 돌았다.

다음 날 오전부터 시작될 집회 때문에 억지로 잠을 청했다.

 

그런데 자다가 말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닭들이 울어대는데 전쟁이 난 줄 알았다. 처음에는 몇 마리로 시작을 하더니

점점 수 십 마리 닭들이 따라서 꼬끼오를 외쳐 됐다.

일어나 시계를 보았다. 새벽 3시 50분이었다.

아담목사와 칼라이미오에서부터 합류한 튜몽목사는 그 상황 속에서도 곤히 자고 있었다.

이불을 더 깊게 덮고 억지로 잠을 청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이불 속에서 몸 여기저기를 긁기 시작했다.

다시 불을 켜고 보니 이미 모기들에게 집중 공격을 받은 후였다. 팔 여기저기가 난장판이 되었다.

너무 가려워서 다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결국 동이 트고 말았다.

 

오전 6시 30분에 제임스목사가 왔다.

람챠오는 제임스목사의 교회가 있는 마을이었다.

“우리 집에서 아침을 준비했습니다. 가실까요?”

그의 집으로 가면서 제임스목사가 물었다.

“어제 밤에는 잘 주무셨습니까?”

“닭소리 때문에 일찍 깼는데, 모기 때문에 다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하하하... 그 녀석들이 손님이 온 것을 기막히게 알았군요.”

나에게는 결코 웃을 일이 아니었다.

수면 부족으로 계속 빙빙 돌고 있었다.

 

아침을 먹으면서 제임스목사가 “한 가지 의견을 묻습니다.

원래 오전과 오후 세미나는 청년회 리더들만 초청해서 특별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했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청년들과 교우들이 그것을 알고 데모를 하고 나왔습니다.

이미 초청된 50명 리더들만 오라고 할까요 아니면 누구든지 다 와도 좋다고 할까요?”라고 했다.

이미 한 달 전에 아담목사로부터 람챠오에서 갖게 되는 오전, 오후 세미나는 청년 리더들만을 대상으로 하게 된다고 했기 때문에

나 역시 거기에 맞춰서 강의를 준비해서 왔다.

그런데 집회 1시간 전에 그런 질문을 받게 되니 당황스러웠다.

누든지 와도 된다고 하면 준비했던 강의는 할 수 없게 되는 셈이었다.

그러나 은혜를 사모하는 사람들을 오지 못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누구든지 와도 좋다고 대답을 했다.

갑자기 대상이 바뀌는 바람에 무슨 말을 하루 종일해야 할지 당황스러워 머릿속이 갑자기 더 복잡해졌다.

제임스목사는 곧바로 교회로 올라가 방송을 했다.

교회 종탑 위에는 온 마을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대형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었다.

 

람챠오(RamThlo) 집회

람챠오 오전 오후 집회는 기도 세미나로 결정했다.

집회 1시간 전 스피커로 변경된 광고 방송이 나갔지만 약 200명이 참석했다. 대부분 청년들이었다.

몸 하나 흔들지 않고 강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데모를 할 만한 청년들이었다고 생각했다.

오후에는 늦게 안 청년들이 와서 300명 정도 되었고, 저녁 부흥회에는 약 400명이 참석했다.

람챠오는 하카로 가는 길에 있는 아주 작은 마을이었다.

그런 곳에서 말씀을 사모하여 하루 종일 그리고 저녁까지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말씀을 듣는 청년들과 교우들의 열정은

지난번 바룽(Valung)에서 보았던 Chin 목회자들과 장로들의 열정과 다를 것이 없었다.

람챠오에서 모든 집회가 종료되었다.

하루만 하고 떠나기에는 너무 아쉬운 람챠오 집회였다.

교우들도 이번에 항공기 결항으로 하루를 해주지 않았으니 다음에는 1주일 부흥회로 해줘야만 한다고 부탁을 했다.

주의 보배 같은 청년들과 아쉬운 작별을 했다.

 

하카(Hakha)로 가는 길

람챠오에서 저녁 집회를 마치고, 곧바로 하카를 향해서 출발했다. 9시 30분이었다.

오전 9시부터 시작해서 오후 9시에 선채로 12시간 동안 집회를 했기 때문에 차에 앉으니 온 몸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수면이 너무 부족했었다. 빨리 하카에 도착해서 자고 싶었다.

그런데 람챠오를 떠나자마자 다시 짙은 구름 속에 갇히고 말았다. 시속 10킬로 이상을 달릴 수가 없었다.

 

약 3시간 후에, 하카 입구에 도착했다.

밤 12시를 넘기고 있었다.

하카는 짙은 구름 속에 꼭꼭 숨어있었다.

그래서 그 누구도 우리의 하카 입성을 눈치체지 못했다.

예약해 놓은 호텔에 도착했다.

그런데 호텔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간판만 호텔이지 초라한 가정집 수준이었다.

제임스목사가 10분 이상 문을 두드렸다.

너무 시린 날씨 때문에 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한 참 후에 주인이 눈을 비비면서 나왔다.

 

제임스목사가 카운터에서 열쇠를 받아왔다.

“목사님 방은 2호실입니다. 이 호텔에서 제일 좋은 방입니다. 방 안에 욕실과 화장실도 있거든요. 하하하”

제임스목사는 하루 종일 잘 웃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방문을 여는 순간 뒤로 넘어질 뻔 했다.

썩은 곰팡이 냄새가 독가스처럼 밀치고 나왔기 때문이었다.

제임스목사가 방안으로 들어가 창문을 열면서 “하카는 원래 이렇습니다. 창문을 열었으니 금방 괜찮아질 겁니다.”

이 호텔에서 제일 좋은 방이라고 했는데, 다른 불평을 할 수가 없었다.

특실(?) 욕실 문을 열었다.

구석에 놓인 큰 드럼통에는 물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사워는 그 물로 하라는 뜻이었다.

화장실은 재래식으로 되어 있었다.

이미 몸이 꽁꽁 얼은 상황에서 얼음처럼 차가운 물로 사워를 할 수가 없었다. 그냥 자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길이었다.

 

침대 위에는 두꺼운 밍크 담요가 있었다.

침대로 들어가 눕는 순간 다시 벌떡 일어나고 말았다.

습기 때문에 침대는 물이 나올 정도로 축축했다.

밍크 담요에서는 토할 것 같은 냄새가 푹푹 나오고 있었다.

차라리 길거리에서 자고 싶을 정도였다.

다음 날 오전부터 하카 신학대학에서 하루 종일 해야만 하는 강의 때문에 잠을 자야 하는데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눈을 비비면서 들어간 주인을 다시 불러낼 수도 없고, 미얀마목사들은 코를 골면서 자고 있을 텐데...

며칠 동안 잠을 자지 못했는데, 앞으로 4일 동안 이렇게 자야만 한다는 생각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러나 방법이 없었다. 결국 축축한 메트레스 위에 밍크 담요를 깔고

가지고 갔던 옷들을 몇 개씩 겹쳐서 입고 옹크린 채 밍크 담요 위에서 잠을 청했다.

 

호텔은 칼슨(Carson) 선교사님의 무덤으로부터 약 5분 정도 되는 가까운 곳에 있었다.

옹크린 채 눈을 감고 있는데, 갑자기 칼슨선교사님이 빙그레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짧은 꿈이었는지, 혼자 상상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갑자기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100년 전에 이곳에 도착했던 그 분의 첫 날 밤은 어떠했을까를 생각하니 그 어떤 불평도 할 수가 없었다.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마닐라에서 양곤까지, 양곤에서 칼라이미오까지, 칼라이미오에서 람챠오까지, 람챠오에서 하카까지 너무도 긴 여정이었다.

사탄은 마닐라에서부터 하카 호텔까지 정말 질기게 방해 공작을 했지만,

하나님은 결국 우리를 하카 언덕에 눕게 해 주셨다.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관계된 사진은 웹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Rev. Joshua Hankap Yang

아시아 나사랑 선교회
Asia Leprosy Mission
www.LoveALM.com
Philippine Mobile: (63) 939-903-5516
Korea Mobile: 010-9931-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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