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몬트리올 한인연합교회

.

해외 선교

필리핀.미얀마 양한갑선교사 선교편지99호

유대식2015.02.26 20:36조회 수 4701댓글 0

    • 글자 크기

ALM 선교통신 99호 

양한갑/최영인 선교사 


잊을 수 없는 사람들

이번 미얀마 선교에서 만났던 고마운 사람들이 있었다.


- 잠윈(Zam Win)목사님: 자신을 고아 출신이라고 소개했던 목사님. Royal Kid's 에 있는 50명 고아들의 아버지다. 무서운 아버지가 아니라 큰 형님처럼, 큰 오빠처럼 편안했던 사람이다. 그의 해맑은 미소 속에는 천국이 있다. 죽기 전에 꼭 만나 봐야 할 100인 중에 한 사람이다. 


- 제임스(James) 목사님: 섬기고 대접하는 일을 가장 큰 기쁨으로 여기는 사람이다. 목소리만 큰 사람이 아니라 사랑도 큰 사람이다. Chin 젊은이들에 대한 비전이 하카의 파란 하늘처럼 높은 사람이다.


- 투몽(Htunmaung) 목사님: 3년 내내 같은 바지 하나만 입고 사는 목사님. 앞에서 뒤에서 궂은일은 다 맡아서 하는 사람이다. 눈이 큰 만큼 눈물도 많은 사람이다. 칼라이미오를 떠나는 우리들을 배웅하기 위해서 몇 시간 동안 떠나지 않고 공항 철조망 앞에 서서 기다렸다가 하염없이 손을 흔들어주던 사람이다. 그의 사랑을 잊을 수가 없다.


- 나볼(Nabual)교회 장로님들: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나볼교회로 갈 때, 길이 좁아서 버스가 통과하지 못해 차에서 내려서 오토바이를 타고 교회에 도착했다. 그 소식을 듣고 예배를 마치고 하카로 돌아가는 버스 위에 두 장로님들이 곡괭이를 들고 동승했다. 문제의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곡괭이가 하늘 위로 번쩍 올라가더니 순식간에 개미허리 같았던 좁은 길이 금새 신작로가 되어 버렸다. 슈퍼맨 장로님들을 잊을 수가 없다.


- 도시락을 기증해 주었던 승객들: 칼라이미오에서 양곤으로 출발할 때 금란 청년들에게 기내식을 먹지 말고 모았다가 고아원을 방문했을 때 아이들에게 주자고 제안했다. 청년들은 기쁨으로 동참했다. 기내에서 한 사람 당 두 개의 도시락을 받았다. 도시락을 모으는 우리들을 보고 감동을 받은 미얀마 승객들이 동참을 해주었다. 내 옆에 앉았던 승객은 배가 고팠었는지 도시락을 받자마자 허겁지겁 먹고 나서 뒤늦게 우리의 계획을 알고 몇 번이고 도시락을 먹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칼라이미오에서 미리 준비해 간 빈 가방이 모자라 스튜어디스에게 빈 봉지를 얻어서 도시락을 다 담았다. 누군가를 위해서 분명 굶었는데 이상하게도 가장 배가 부른 일이 되었다. 동참해 주었던 선한 사마리아인들을 잊을 수가 없다.


눈물이 강처럼

    Royal Kid's 고아원 아이들은 나이는 어렸지만 일은 우리들보다 훨씬 더 잘했다. 집을 짓는 일도, 페인트 칠도 우리 보다 훨씬 나은 기술자들이었다. 얼핏 보면 다른 일반 아이들과 다를 것이 없는 개구쟁이들이었다. 여자 아이들은 금란 자매들의 얼굴에 타나카를 곱게 발라주고 좋아했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굳이 미얀마 말을, 굳이 한국말을 서로 배울 필요는 없었다. 진실한 사랑은 가슴으로 충분히 대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2차 선교팀의 도착을 기다리면서 1차 선교팀은 이틀 동안 고아원 사역을 했었다. 그래서 다시 고아원을 찾게 되는 일정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런데 출국하는 날 오전 일정들을 서둘러서 마치고 고아원을 한 번 더 방문하기로 했다. 예고 없이 들어간 방문이었기 때문에 잔윈(Zam Win) 목사도 외출해 있다가 급히 고아원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에게는 깜짝 선물이 되었다. 태권무 팀과 무용 팀이 먼저 시작했다. 그때부터 눈물 바다가 되었다. 찬양팀도 울고, 아이들도 울었다.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자신들의 아픈 기억을 열었기 때문에 울었던 것이 아니다. 그동안 꼭꼭 닫아주었던 가슴을 열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몇 년 전에 전쟁터에서 헤어졌다가 만난 형제 자매들처럼 우리는 서로 서로 끌어안고 울었다. 비행기에서 받았던 빵도 먹고, 수박도 먹고, 사랑도 먹고... 그런데 헤어져야만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Royal Kid's 고아원에는 슬픈 곳이 있다. 언덕처럼 보이는 작은 둑길이다. 그곳에 서면 왠지 슬퍼진다. 그 둑을 넘어가면 한 순간에 둑에서 그리운 사람들의 모습이 사라진다. 그래서 그 뚝방 길이 나는 싫다. 또 한 곳이 있다. 시냇물을 건너는 두 개의 대나무 다리다. 금방이라도 투두둑 소리를 내며 부러질 것만 같은 다리다. 아이들은 빠지지 않게 해주겠다고 옆으로 바짝 와서 우리의 손을 잡아 준다. 그런데도 그 다리가 싫다. 시냇물을 건너면 슬픈 이별을 주는 것 같아서 싫어진다. 이제 우리는 그 시냇물을 건너 우리들의 집으로 돌아왔고, 아이들은 그 시냇물을 건너 다시 고아원으로 돌아가 있다. 그런데 우리의 마음은 아직도 시냇물 위 삐그득 삐그득 소리를 내며 흔들리고 있는 그 대나무 다리 위에 여전히 걸려있다.


평화가 바다처럼

    우리는 단지 하늘 도시 하카(Hakha)를 방문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단지 서울에서 양곤으로, 양곤에서 칼라이미오, 칼라이미오에서 하카로 멀고 긴 여행을 한 것이 아니었다. 서울에서 하카까지 우리는 순간순간 매일 매일 전투 모드 속에 있었다. 우리의 눈을 즐거운 산악 여행에 맞추지 않았다. 격렬한 전투지에 맞추고 달렸다. 그래서 하카 땅을 밟았을 때 우리는 이긴 자로, 정복자로 그 산지를 접수했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목숨을 걸고 신앙을 지켰던 성도들을 만났고, 목숨을 걸고 십자가를 지키는 십자가의 군병들을 만났고, 목숨을 걸고 복음을 전할 사명자들을 만났고, 목숨을 걸고 찬양하는 용사들을 만났다.


   두 번째 찬양 집회가 있던 날, 우리는 하나님의 임재 안으로 초대를 받았다. 모든 집회는 짜여진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모든 순서를 인도했던 지휘자는 성령님이셨다. 우리는 그룹 속에 있는 한 멤버로 찬양하지 않았다. 하나님 앞에 선 한 예배자로 찬양했다. 이미 각 찬양팀에서 맞춘 프로그램들은 다 산산이 깨어지고 없었다. 무용하는 자, 찬양하는 자, 연주하는 자, 무대 위에 있던 자, 무대 아래에 있던 자 모든 예배자들이 성령님의 자유함 속에 녹아 있었다. 손을 높이 든 자, 무릎을 꿇은 자, 가슴을 치는 자, 통곡하는 자, 쓰러지는 자... 그들은 그렇게 각자 하나님을 만나고 있었다.


   칼슨(Carson) 홀에는 군인들의 총 소리가 아니라, 불교신자들의 항의 소리가 아니라, 그처럼 성령님의 자유와 하늘의 평화가 은혜의 바다처럼 넘치고 있었다. 누가 그 찬양의 역사를 막을 수 있을까? 누가 찬양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하나님을 대적할 수 있을까? 우리는 칼슨 홀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있었다.


찬양이 횃불처럼

    금란 찬양팀은 10일 동안 가는 곳마다 많은 나눔과 섬김을 통해서 소중한 씨앗들을 심었다. 동시에 하나님께서는 금란 찬양팀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에 또 다른 소중한 씨앗들을 심어주셨다. 매일 매일 묵상의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기대하시는 일들에 대해서 깊이 묵상했다. 이제는 찬양의 횃불들이 되어야 한다. 이제는 부흥의 불기둥들이 되어야 한다. 이제는 진리를 지키는 파숫군들이 되어야 한다.  다시 한번 미얀마 11차 선교에 함께 동행해 주었던 금란교회 Kumnan Live Worship 팀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함께 했던 금란 친구들의 이름을 다시 한번 기억하고 싶다.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성환(남) 
박경완(남) 
유혜진(여) 
박혜림(여) 
문지혜(여) 
김영진(남) 
김은규(여) 
최도현(남)  
유혜조(여)  
박희철(남) 
문지혜(여) 
김예은(여) 

윤민영(여) 
조종현(남) 
정선중(남) 
이재선(여) 
김예은(여) 
홍경미(여) 
박희진(여)
지성희(여)


Rev. Joshua Hankap Yang

아시아 나사랑 선교회
Asia Leprosy Mission
www.LoveALM.com 
    • 글자 크기
필리핀소식 (by 유대식) 필리핀.미얀마 양한갑선교사 선교편지98호 (by 유대식)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0 희년 기념 6번째 교회 - 올리함호 순복음교회 정봉희 2023.02.06 107
109 희년 기념 6번째 교회 - 올리함호 교회 사진들 정봉희 2023.02.06 122
108 필리핀소식 유대식 2012.06.23 4707
필리핀.미얀마 양한갑선교사 선교편지99호 유대식 2015.02.26 4701
106 필리핀.미얀마 양한갑선교사 선교편지98호 유대식 2015.02.26 3260
105 필리핀.미얀마 양한갑선교사 선교편지 107호 유대식 2015.09.25 2000
104 필리핀.미얀마 양한갑선교사 선교편지 106호 유대식 2015.09.25 2771
103 필리핀.미얀마 양한갑선교사 선교편지 유대식 2015.06.11 4398
102 필리핀.미얀마 양한갑선교사 선교편재 108,109호 유대식 2015.09.25 2756
101 필리핀.미얀마 양한갑선교사 선교통신96호 유대식 2015.02.19 2908
100 필리핀.미얀마 양한갑선교사 선교통신118호 유대식 2016.09.15 2447
99 필리핀.미얀마 양한갑선교사 선교통신 114호 유대식 2016.05.25 2627
98 필리핀.미얀마 양한갑선교사 선교통신 113호 유대식 2016.05.25 3247
97 필리핀.미얀마 양한갑선교사 선교통신 112호 유대식 2016.04.09 3231
96 필리핀.미얀마 양한갑선교사 선교통신 105호 유대식 2015.08.29 2686
95 필리핀.미얀마 양한갑선교사 긴급 기도제목 유대식 2015.06.11 2321
94 필리핀.미얀마 양한갑선교사 103호 선교통신 유대식 2015.07.11 1639
93 필리핀.미얀마 양한갑선교사 "이춘상선생을 기억하자." 유대식 2016.02.01 3007
92 필리핀. 미얀마 양한갑선교사 선교통신 121호 유대식 2016.09.15 2132
91 필리핀. 미얀마 양한갑선교사 선교통신 120호 유대식 2016.09.15 2590
첨부 (0)
위로